[우리말 바루기] 병이 낳을 수 있나?
병에서 회복을 바라는 표현에는 ‘낳으세요’가 적지 않게 나온다. ‘낳으세요’라면 아기를 낳으라는 얘기다. ‘낳으세요’는 ‘낳다’의 어간 ‘낳’에 공손한 요청을 나타내는 ‘-으세요’가 붙은 형태다. ‘낳다’는 배 속의 아이를 몸 밖으로 내놓는 행위, 즉 출산을 의미한다. 따라서 ‘빨리 낳으세요’는 아기를 빨리 출산하라는 얘기가 된다. 병이나 상처가 원래대로 회복되는 것은 ‘낳다’가 아니라 ‘낫다’다. ‘낫다’는 ‘나아, 나으니, 낫는’ 등으로 활용된다. ‘-으세요’라는 어미가 붙을 때는 ‘ㅅ’이 탈락해 ‘나으세요’가 된다. 따라서 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면 ‘빨리 나으세요’라고 해야 한다. 간혹 ‘낫으세요’라고 쓰는 사람도 있는데 이 역시 잘못된 말이다. 물론 ‘나으세요’를 ‘낳으세요’로 쓰는 건 단순한 실수라고 볼 수도 있다. 그러나 이런 실수가 너무 많은 게 문제다. 글 속에서 그 사람의 표현을 보며 수준을 가늠하기도 한다. ‘낳으세요’와 같은 실수가 자주 나온다면 그 사람의 지적 수준이 의심 받을 수도 있다. 우리말 바루기 지적 수준 라면 아기